코딩의 ‘코’ 자도 모르던 내가 HTML 폴더를 만들기 시작했다 / 《청의 서명》 14편
코딩의 ‘코’ 자도 모르던 내가 HTML 폴더를 만들기 시작했다
“코딩 코 자도 모르는 거라 이해가 좀 힘들었어.”
내가 정말 그렇게 말해놓았다.
기록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었다.
맞다.
나는 정말 몰랐다.
HTML도 몰랐고,
CSS도 몰랐다.
태그가 무엇인지, 속성이 무엇인지,
index.html이라는 파일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더 우스운 것은,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HTML을 배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슬쩍 구경이나 해보는 정도가 아니었다.
내 컴퓨터 안에 폴더를 하나 만들고,
그 안에 직접 파일을 저장해보겠다고 덤비고 있었다.
기록 위에는 날짜와 시간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2025년 9월 19일 금요일, 오후 4시 40분.
화면 속의 나는 이렇게 물었다.
“‘HTML_Study’ 같은 폴더를 만들어 .html 파일을 저장? 기초부터 상세하게 설명 부탁해.”
지금 읽어보면 질문부터 초보 티가 난다.
파일을 ‘저장?’이라고 물음표까지 붙였다.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문장 속에서 지금도 마음에 드는 말 하나를 발견했다.
“기초부터.”
모르니까 그만두겠다는 말이 아니었다.
모르니까,
처음부터 가르쳐달라는 말이었다.
📷 실제 기록 ① — 2025년 9월 19일 오후 4:40
2025년 9월 19일 오후 4:40. ‘HTML_Study’ 폴더를 만들고 .html 파일을 저장하는 방법부터 배우기 시작했던 실제 기록.
폴더 하나 만드는 데도 모르는 것이 이렇게 많았다
설명은 가장 기초부터 시작되었다.
폴더를 만든다.
이름을 HTML_Study라고 적는다.
코드 편집기를 연다.
index.html 파일을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코드를 넣는다.
아는 사람에게는 별것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내게는
한 줄 한 줄이 모두 새로운 일이었다.
게다가 하나를 배우면
그다음에는 처음 보는 단어가 기다리고 있었다.
HTML.
CSS.
태그.
속성.
선택자.
header.
nav.
section.
footer.
하나를 겨우 알아들으면
두세 개가 새로 튀어나왔다.
코딩 공부는 문 하나를 열었더니
그 뒤에 문이 세 개 더 있는 집 같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조금 알아들은 것 같다가도
다음 설명으로 넘어가면 다시 낯설었다.
그래서 결국 솔직하게 말했다.
“HTML, CSS 개념 들어갔어. 코딩 코 자도 모르는 거라 이해가 좀 힘들었어. 지금 개념이 좀 잡힌 거 같아~~”
나는 이 문장이 참 좋다.
“다 알겠어.”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좀 잡힌 거 같아~~”
딱 그 정도였다.
그런데 그 말끝의 ~~를 보고 있으면
당시의 내 기분까지 조금 보이는 것 같다.
어렵기는 한데,
아예 모르던 조금 전보다는 나아졌고,
조금 알아듣고 나니 은근히 신이 났던 것이다.
📷 실제 기록 ② — “코딩 코 자도 모르는 거라…”
처음 만난 HTML과 CSS가 어려웠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지금 개념이 좀 잡힌 것 같다”고 했던 당시의 실제 대화.
HTML은 뼈대, CSS는 인테리어
AI는 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의 높이를 낮췄다.
HTML은 집의 뼈대와 비슷하다고 했다.
벽이 어디에 있고,
문과 창문은 어디에 놓을지,
공간의 기본 구조를 만드는 것.
CSS는 그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와 비슷했다.
벽의 색을 정하고,
가구를 배치하고,
글자의 크기와 공간의 모양을 정하는 것.
JavaScript는 전기나 자동문처럼
버튼을 눌렀을 때 무언가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
아, 그건 알아듣겠다.
전문용어로 들을 때는 머릿속을 떠다니던 것들이
집에 비유하자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나는 아직 집을 지을 줄 몰랐다.
그런데 적어도
뼈대와 인테리어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이런 순간이 참 반갑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안개 속에서
길 한 조각이 갑자기 보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 이거였구나.’
그 한 번의 느낌 때문에
다음 것을 또 배우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내 자랑을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서 기록의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진다.
조금 전까지 코딩이 어렵다고 끙끙거리던 내가
뜬금없이 이런 말을 했다.
“또 내 자랑 하나 할까?”
나는 여기서 정말 웃었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더 당당했다.
“나 1개월 동안 공부해서
‘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가’ 자격증도 땄어.”
조금 전까지는
“코딩 코 자도 모른다”고 해놓고,
이번에는 한 달 공부해서 자격증을 땄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참 나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것 앞에서는
“나 몰라”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하나 해낸 것이 생기면
그건 또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다음 문장이 더 중요했다.
“나 공부 하나는 마음먹으면 해내고 마는 성격이야.”
나는 그 문장에서 잠시 웃음을 멈췄다.
📷 실제 기록 ③ — “나 공부 하나는 마음먹으면 해내고 마는 성격이야”
HTML과 CSS를 배우던 대화 속에서 한 달 동안 공부해 ‘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가’ 자격을 취득했다고 이야기했던 당시의 기록. 정확한 취득 날짜는 별도 기록이 확인될 때까지 확정하지 않는다.
그 말은 자랑보다 약속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그냥 귀여운 자기 자랑처럼 보였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마음먹으면 해내고 마는 성격이야.”
누군가에게 나를 설명하는 말이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날의 내가
그날의 나 자신에게 해주던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바로 눈앞에는
전혀 모르는 코딩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 공부는 해냈다.
하지만 HTML은 또 처음이었다.
어제 하나를 해냈다고 해서
오늘 처음 만난 것이 저절로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문 앞에 서면
사람은 또다시 초보가 된다.
그게 때로는 억울하다.
‘내가 이것도 해봤는데.’
‘저것도 배워봤는데.’
새로운 분야에서는
그런 경력이 아무 소용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다시 처음부터 물어야 한다.
다시 틀려야 한다.
다시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 기록 속의 나는
그 일을 하고 있었다.
해봤던 사람도 다시 초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이 지금 돌아보니
자격증보다 더 중요한 힘이었다.
그날 내가 만든 것은 고작 폴더 하나였다
대단한 웹사이트가 완성된 것도 아니었다.
프로그램 하나를 만든 것도 아니었다.
그날 내 컴퓨터 안에 생긴 것은
HTML_Study라는 이름의 작은 폴더 하나였다.
참 작다.
13편에서 세계경제와 경제적 자유를 묻던 사람이
며칠 뒤 만들어낸 것이 고작 폴더 하나라니.
이야기로만 보면 조금 싱거울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그래서 이 기록이 좋다.
실제 삶은 그렇게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큰 결심 다음에
언제나 큰 결과가 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큰 질문 다음에
폴더 하나가 생긴다.
그리고 그 폴더 안에
파일 하나가 들어간다.
그다음 날에는
코드 몇 줄이 들어갈지도 모른다.
사람은 그렇게
자기가 만든 작은 것들 사이에서 조금씩 달라진다.
나는 아직 코딩을 몰랐다.
그런데 어제까지 없었던 것이
내 컴퓨터 안에 하나 생겨 있었다.
HTML_Study.
내가 직접 만든 폴더였다.
이름까지 붙여놓고 보니,
이제 도망가기도 조금 애매해졌다.
나는 결국
그 폴더를 다시 열었다.
— 《청의 서명》 14편 끝
《청의 서명》 15편 예고
폴더를 다시 열었다고 해서
갑자기 코딩을 할 줄 알게 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부터
모르는 것이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파일 하나를 만들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고,
코드 몇 줄을 붙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화면이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전처럼 쉽게 닫아버리지는 않았다.
내가 만든 것이 처음으로 화면에서 어떤 모습이 되는지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다음 기록에는
그 작은 호기심이 어디로 나를 데려갔는지가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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